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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소설로 읽는 일리아스 — 아킬레우스의 분노 20강10강

10강 / 전체 17강

밤의 정찰 — 돌론과 레소스

6분 읽기 조회 2

디오메데스와 오디세우스가 야간 정찰에 나서 트로이 첩자 돌론을 사로잡아 정보를 캐낸 뒤, 트라케의 레소스 왕 진영을 기습해 명마를 노획한다

🎯 학습 목표

이 강을 마치면 절박해진 그리스 진영이 어떤 야간 작전을 감행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트로이 첩자 돌론과 트라케의 왕 레소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낮의 정정당당한 결투와는 전혀 다른, 밤의 전쟁이 지닌 냉혹한 면모도 함께 확인합니다.

😰 잠 못 이루는 지휘관들 — 야간 작전 회의

사절단이 실패로 돌아간 뒤, 아가멤논을 비롯한 그리스 지휘관들은 불안에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결국 그들은 한밤중에 몰래 회의를 소집하고, 노장 네스토르의 제안에 따라 트로이 진영의 동태를 살필 정찰병을 보내기로 결정합니다. 지금 트로이군이 방벽 가까이 그대로 머물러 있을 것인지, 승리에 취해 성으로 돌아갈 것인지를 미리 알아야 다음 날의 전술을 세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디오메데스가 가장 먼저 자원하고 나서며, 함께할 동료로 지략이 뛰어난 오디세우스를 지목합니다. 두 사람은 무장을 갖추고 어둠을 틈타 적진을 향해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사절단의 실패로 뒤숭숭했던 진영 분위기 속에서, 이 위험한 자원은 그 자체로 두 사람의 대담함과 충성심을 새삼 확인시켜 주는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 멧돼지 이빨 투구 — 무장을 갖추다

출정에 앞서 두 사람은 적진에 은밀히 잠입하기에 적합한 장비를 갖춥니다. 디오메데스는 자신의 것 대신 트라시메데스의 칼과 방패를 빌려 쓰고, 오디세우스는 활과 화살통, 칼을 챙긴 뒤 특별한 투구를 씁니다 — 가죽 안쪽에 새하얀 멧돼지의 이빨을 촘촘히 꿰매어 두른, 오래전 명장 아우톨리코스가 만든 투구였습니다. 흥미롭게도 이런 형태의 멧돼지 이빨 투구는 훗날 실제 미케네 시대(청동기 시대 그리스)의 고고학 유적에서도 발굴된 바 있어, 일리아스가 단순한 상상의 산물이 아니라 실제 청동기 시대의 문물에 대한 어렴풋한 기억을 구비 전승을 통해 품고 있었다는 흥미로운 증거로 여겨집니다. 이런 실전적인 복장을 갖춘 두 사람은 어둠에 몸을 숨긴 채 적진을 향해 나아갑니다.

🕵️ 트로이의 첩자 돌론 — 목마른 야망

공교롭게도 같은 밤, 트로이 진영에서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헥토르는 그리스 진영을 정찰할 자원자를 구하며, 성공한다면 앞으로 노획하게 될 아킬레우스의 명마와 전차를 상으로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재산은 많지 않지만 야심만은 컸던 돌론이라는 청년이 이 제안에 넘어가, 늑대 가죽을 두르고 족제비 가죽 모자를 쓴 채 홀로 그리스 진영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어둠 속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던 양측의 정찰대가 결국 마주치고 맙니다. 디오메데스와 오디세우스는 재빨리 그를 뒤쫓고, 겁에 질린 돌론은 곧 따라잡혀 사로잡힙니다. 두 사람이 마치 사냥개처럼 그를 몰아붙이는 동안, 돌론은 온몸을 떨며 살려만 준다면 아버지가 몸값을 넉넉히 치를 것이라 애원합니다.

목숨을 구걸하던 돌론은 자신이 아는 모든 정보를 술술 털어놓습니다 — 트로이군과 동맹군의 정확한 배치는 물론, 특히 이제 막 도착해 아직 전투 경험이 없는 트라케의 왕 레소스에 대한 결정적인 정보였습니다. 레소스는 바람보다 빠르다는 눈처럼 흰 명마들과 화려한 황금·은 장식 갑옷을 지니고 있으며, 아직 진영 가장자리에서 방심한 채 잠들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모든 정보를 캐낸 오디세우스는 돌론에게 자비를 기대하지 말라고 냉정히 말하고, 디오메데스는 그가 미처 애원을 끝내기도 전에 목을 베어버립니다. 이는 일리아스 안에서도 유독 냉혹하게 그려지는 장면으로, 밤의 정찰전이 낮의 정정당당한 결투와는 완전히 다른 논리로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 레소스 진영 기습 — 명마를 빼앗다

돌론이 알려준 정보를 따라 두 사람은 잠든 트라케 진영에 몰래 숨어듭니다. 디오메데스는 곤히 잠든 레소스와 그 병사 열두 명을 차례로 처단하고, 오디세우스는 시신들을 옆으로 치우며 명마들이 놀라 소란을 피우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고삐를 풀어냅니다. 이때 아테나가 은밀히 나타나 더 지체하다가는 트로이 편인 아폴론이 다른 신을 깨워 위험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하자, 아쉬움을 뒤로하고 더 큰 전과를 욕심내지 않기로 한 두 사람은 서둘러 노획한 명마에 올라타 그리스 진영으로 유유히 돌아갑니다. 진영으로 돌아온 그들은 개선장군처럼 환영받으며, 핏자국을 씻어내기 위해 바닷물에 몸을 담근 뒤 따뜻한 목욕과 술로 성공적인 작전을 자축합니다. 동료들은 두 사람을 둘러싸고 노획한 명마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오랜만에 밝은 웃음소리가 그리스 진영에 퍼집니다. 아테나에게도 감사의 기도를 올리며, 이날의 작은 승리는 연이은 패배로 지쳐 있던 병사들의 마음에 오랜만의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 흔히 오해하는 것들

이 대목에서 흔히 하는 오해는, 돌론의 처형 장면을 단순한 일탈적 잔혹함으로만 여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고대의 야간 기습·정찰 작전에서는 정보를 캐낸 포로를 살려 보내는 것이 곧 작전 전체의 발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위험이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즉 이 장면은 일리아스가 영웅들을 미화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의 실용적이고 냉혹한 이면까지 가감 없이 보여준다는 증거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에피소드 전체를 사소한 곁가지로 여기기 쉬운데, 실제로는 그리스군이 오랜만에 거둔 명백한 승리로서, 계속되는 패배 속에서 병사들의 사기를 잠시나마 끌어올리는 중요한 전환점 역할을 합니다.

🔍 심화 — 유독 이질적인 이 강의 위치

고전학자들 사이에서 이 '돌로네이아'(돌론의 이야기라는 뜻의 별칭으로 불리는 이 에피소드)는 일리아스의 다른 부분과 문체나 분위기가 다소 다르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낮 동안의 정정당당한 일대일 결투 문화와 달리, 이 강은 기만과 기습, 무자비한 처형이 아무런 도덕적 갈등 없이 그려집니다. 어떤 학자들은 이를 근거로 이 에피소드가 원래 별도로 존재하던 이야기가 후대에 삽입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다만 확실한 사실 여부는 오늘날까지도 학계의 논쟁거리로 남아 있으며, 적어도 현재 전해지는 일리아스 안에서는 그리스군이 절박한 위기 속에서 어떤 수단이라도 동원해야 했던 상황을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삽화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멧돼지 이빨 투구처럼, 이 강 곳곳에는 다른 부분보다 훨씬 오래되고 구체적인 세부 묘사가 담겨 있어 이런 논쟁에 힘을 실어주는 단서로 종종 언급됩니다.

📝 핵심 요약

구분내용
계기절박해진 그리스 지휘관들이 야간 정찰을 결정
돌론트로이 첩자가 디오메데스·오디세우스에게 사로잡혀 정보를 누설당한 뒤 처형됨
레소스트라케의 왕과 병사들이 잠든 채 기습당해 몰살
전과바람처럼 빠른 명마들을 노획해 개선
의미연이은 패배 속 그리스군에게 드문 승리와 사기 회복의 계기

다음 강에서는 다시 낮의 전장으로 돌아가, 아가멤논·디오메데스·오디세우스 등 그리스의 주요 지휘관들이 차례로 부상당하며 그리스군이 완전히 붕괴 직전까지 몰리는 위기를 다룹니다.

📚 참고 자료

  • Homer, Iliad Book 10 (Greek text with English translation) — Perseus Digital Library, Tufts University
  • Iliad — Encyclopædia Britan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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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1.프롤로그 — 아킬레우스의 분노, 전쟁 10년째의 어느 날
  2. 2.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의 다툼 — 브리세이스를 빼앗기다
  3. 3.파리스와 메넬라오스의 결투
  4. 4.성벽 위의 헬레네 — 깨어진 휴전
  5. 5.디오메데스의 무훈 — 신들과 맞서 싸우다
  6. 6.헥토르와 안드로마케 — 성벽 안의 이별
  7. 7.헥토르와 아이아스의 결투, 그리고 방벽
  8. 8.제우스의 저울 — 전세가 기울다
  9. 9.사절단 — 아킬레우스를 설득하다
  10. 10.밤의 정찰 — 돌론과 레소스
  11. 11.그리스군의 붕괴 — 지휘관들의 부상
  12. 12.방벽이 무너지다 — 헥토르의 돌파
  13. 13.포세이돈의 은밀한 개입
  14. 14.제우스를 속인 헤라
  15. 15.반전 — 제우스의 각성과 트로이군의 총공세
  16. 16.파트로클로스의 출전과 죽음
  17. 17.시신을 둘러싼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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