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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소설로 읽는 일리아스 — 아킬레우스의 분노 20강13강

13강 / 전체 17강

포세이돈의 은밀한 개입

6분 읽기 조회 0

제우스가 방심한 틈을 타 포세이돈이 은밀히 그리스군을 도와 아이아스와 이도메네우스가 활약하며 전열이 일시적으로 회복된다

🎯 학습 목표

이 강을 마치면 제우스가 방심한 틈을 타 포세이돈이 어떻게 은밀히 그리스군을 돕는지, 그리고 그 결과 잠시나마 전황이 어떻게 균형을 되찾는지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신들의 정치가 전쟁의 흐름을 얼마나 미묘하게 좌우하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는 강입니다.

👀 방심한 제우스 — 시선을 돌리다

방벽을 무너뜨리고 함선까지 몰아붙인 트로이군을 지켜보며, 제우스는 이미 승부가 자신의 뜻대로 기울었다고 확신합니다. 그는 이제 그 어떤 신도 감히 자신의 명령을 어기고 개입하지 않으리라 믿고, 승부는 이미 끝났다는 확신 속에 시선을 트라케와 미시아 등 먼 이방의 땅으로 돌려버립니다. 바로 이 방심한 틈을,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놓치지 않습니다. 형제인 제우스가 다른 곳을 보는 그 짧은 순간이, 그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 포세이돈의 은밀한 강림 — 예언자로 변신하다

먼 산꼭대기에서 전황을 지켜보며 그리스군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던 포세이돈은, 제우스의 눈을 피해 몰래 전장으로 내려갑니다. 그는 예언자 칼카스의 모습으로 변신해 두 아이아스에게 접근하고, 자신의 지팡이로 살짝 건드리는 것만으로 두 사람에게 놀라운 힘과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아이아스는 순간 상대가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하면서도 정확히 누구인지는 알아채지 못한 채, 온몸에 힘이 샘솟는 것을 느끼며 이전보다 훨씬 강해진 몸으로 다시 전열의 선두에 섭니다. 포세이돈은 이후에도 계속 전장을 오가며 그리스 지휘관들을 은밀히 독려하는데, 제우스의 명령을 정면으로 어기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그리스군에 힘을 실어주려는 교묘한 방식이었습니다. 그는 직접 무기를 들고 싸우는 대신, 목소리와 손길만으로 병사들의 사기와 체력을 북돋우는 데 집중함으로써 제우스에게 발각될 위험을 최소화했습니다.

😠 포세이돈은 왜 트로이를 미워하는가

포세이돈이 그리스군 편에 서는 데에는 오래된 사연이 있습니다. 먼 옛날 포세이돈과 아폴론은 제우스의 벌을 받아 한동안 인간으로 변해 트로이의 왕 라오메돈(헥토르의 할아버지뻘 되는 선대 왕) 밑에서 일한 적이 있었습니다. 포세이돈은 땀 흘려 트로이의 튼튼한 성벽을 손수 쌓아 올렸지만, 정작 라오메돈은 약속했던 품삯을 주지 않고 오히려 두 신을 노예로 팔아버리겠다고 위협하며 내쫓았습니다. 이 배신을 잊지 않은 포세이돈에게, 그 후손인 트로이 왕가와 그들을 돕는 이 전쟁은 해묵은 원한을 풀 기회이기도 했던 셈입니다. 흥미롭게도 함께 성벽을 쌓았던 아폴론은 오히려 트로이 편에 서는데, 같은 배신을 당하고도 신들마다 이를 대하는 태도가 이렇게 갈린다는 점 역시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이 사연을 알고 나면, 포세이돈이 제우스의 명령까지 어겨가며 굳이 그리스군을 돕는 이유가 한층 더 분명해집니다. 신들의 세계에서도 한번 맺힌 원한은 세대를 넘어 이토록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인간의 전쟁 못지않게 신들의 전쟁 또한 뿌리 깊은 감정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 이도메네우스의 활약 — 노장의 저력

포세이돈의 은밀한 격려에 힘입어, 크레타의 왕 이도메네우스가 특히 눈부신 활약을 펼칩니다. 이제 젊지는 않지만 노련한 그는 동료 메리오네스와 함께 용맹하게 맞서며, 도망치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그리고 진정한 용기란 무엇인지에 대해 서로 의미 깊은 대화를 주고받은 뒤 나란히 전장으로 향합니다. 이도메네우스는 여러 트로이 장수를 연이어 쓰러뜨리며, 나이가 무색할 만큼 뛰어난 무용을 보여줍니다. 메리오네스가 무기를 가지러 잠시 진영으로 돌아가야 했을 때도 두 사람은 서로를 험담이나 의심 없이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오랜 세월 함께 싸워온 전우 사이의 굳건한 동료애를 잘 드러냅니다. 이 장면은 앞서 여러 강에서 확인했던 젊은 영웅들의 활약과는 또 다른, 경험과 연륜에서 나오는 용맹함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 흔들리는 헥토르 — 다시 폴리다마스의 조언을 듣다

포세이돈의 은밀한 지원 덕분에 그리스군이 예상외의 저항력을 보이자, 거침없이 진격하던 헥토르도 잠시 주춤합니다. 이번에는 폴리다마스가 다시 한번 신중론을 제기합니다 — 무작정 홀로 앞서나가기보다, 주요 지휘관들을 한자리에 모아 전열을 재정비하고 체계적으로 다음 공격을 준비하자는 것이었습니다. 12강에서 징조를 무시하며 그의 조언을 단칼에 거절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헥토르도 이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그가 주요 지휘관들을 찾아 나섰을 때, 이미 여럿이 부상당하거나 전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전투의 대가가 결코 만만치 않았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헥토르는 흔들림 없이 병력을 재정비해 다시 함선을 향한 공세를 준비합니다. 그가 전사한 동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잠시 침통해하는 이 짧은 순간은, 거침없어 보이는 그 역시 부하들의 희생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는 지휘관임을 보여줍니다.

⚠️ 흔히 오해하는 것들

이 대목에서 흔히 하는 오해는, 포세이돈의 개입으로 전세가 완전히 역전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균형 회복에 그칩니다. 포세이돈은 제우스의 눈을 피해 은밀하게 움직여야 했기에 직접 전투에 나서거나 결정적인 승기를 잡아주지는 못했고, 그리스군은 그저 완전한 궤멸을 잠시 늦출 수 있었을 뿐입니다. 또한 헥토르가 이번에는 폴리다마스의 조언을 받아들였다고 해서 그가 완전히 신중한 인물로 바뀌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운데, 이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판단하는 그의 지휘관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동시에, 다음 강에서 다시 벌어질 무모한 진격의 여지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 심화 — 신들의 '눈치 게임'이라는 서사 장치

이 강은 일리아스가 신들의 개입을 다루는 매우 정교한 방식을 잘 보여줍니다. 제우스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듯 보이지만, 정작 그가 잠시 눈을 돌린 사이 다른 신이 얼마든지 판을 흔들 수 있다는 설정은, 심지어 신들의 세계에도 완벽한 감시와 통제란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앞서 8강에서 헤라와 아테나가 정면으로 맞서다 제지당했던 것과 달리, 포세이돈은 정면 대결 대신 은밀한 우회를 선택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둡니다. 이 대비는 힘으로 정면 돌파하는 것과 기회를 엿보아 우회하는 것, 두 가지 전략의 차이를 신들의 정치를 통해 흥미롭게 보여주는 사례로 읽을 수 있습니다. 다음 강에서 헤라가 시도할 계략 역시, 포세이돈과 마찬가지로 정면 대결이 아니라 우회와 기만이라는 방식을 택하게 됩니다.

📝 핵심 요약

구분내용
계기제우스가 방심한 틈을 타 포세이돈이 은밀히 개입
방식예언자 칼카스로 변신해 아이아스들에게 힘을 불어넣음
활약노장 이도메네우스가 메리오네스와 함께 눈부신 전과를 올림
헥토르이번엔 폴리다마스의 조언을 받아들여 전열을 재정비
결과그리스군이 일시적으로 숨을 돌리나 근본적 위기는 여전함

다음 강에서는 헤라가 아프로디테의 허리띠를 빌려 제우스를 유혹하고 잠재우는, 일리아스에서 가장 유명한 계략 가운데 하나를 다룹니다.

📚 참고 자료

  • Homer, Iliad Book 13 (Greek text with English translation) — Perseus Digital Library, Tufts University
  • Poseidon — Encyclopædia Britan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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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1.프롤로그 — 아킬레우스의 분노, 전쟁 10년째의 어느 날
  2. 2.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의 다툼 — 브리세이스를 빼앗기다
  3. 3.파리스와 메넬라오스의 결투
  4. 4.성벽 위의 헬레네 — 깨어진 휴전
  5. 5.디오메데스의 무훈 — 신들과 맞서 싸우다
  6. 6.헥토르와 안드로마케 — 성벽 안의 이별
  7. 7.헥토르와 아이아스의 결투, 그리고 방벽
  8. 8.제우스의 저울 — 전세가 기울다
  9. 9.사절단 — 아킬레우스를 설득하다
  10. 10.밤의 정찰 — 돌론과 레소스
  11. 11.그리스군의 붕괴 — 지휘관들의 부상
  12. 12.방벽이 무너지다 — 헥토르의 돌파
  13. 13.포세이돈의 은밀한 개입
  14. 14.제우스를 속인 헤라
  15. 15.반전 — 제우스의 각성과 트로이군의 총공세
  16. 16.파트로클로스의 출전과 죽음
  17. 17.시신을 둘러싼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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