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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소설로 읽는 오디세이아 — 오디세우스의 귀향 20강2강

2강 / 전체 20강

텔레마코스의 결심 —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아들

7분 읽기 조회 13

여신 아테나가 멘테스와 멘토르의 모습으로 텔레마코스를 도와, 아버지의 소식을 찾아 필로스로 떠나게 만든다

🎯 학습 목표

이 강을 마치면 텔레마코스가 어떻게 무기력한 처지에서 벗어나 스스로 행동에 나서게 되는지, 그 계기가 된 여신 아테나의 개입 과정을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멘토(mentor)'라는 오늘날의 단어가 어디서 왔는지도 함께 확인하게 됩니다.

🦉 낯선 손님, 멘테스 — 아테나의 첫 방문

1강에서 살펴본 대로, 이타카의 왕궁은 구혼자들이 점거하다시피 한 상태였습니다. 그런 왕궁의 대문 앞에, 어느 날 낯선 나그네 한 명이 나타납니다. 타포스 섬의 왕 멘테스라 자신을 소개한 이 나그네는 사실 지혜의 여신 아테나가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한 것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신들이 인간사에 개입할 때 흔히 쓰는 방식이 바로 이렇게 낯선 사람이나 지인의 모습으로 변신해 나타나는 것인데, 이는 신이 인간의 자유의지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결정적인 순간에 '계기'와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역할에 머문다는 그리스적 세계관을 보여줍니다.

텔레마코스는 손님을 반갑게 맞이하고 정성껏 대접합니다. 이는 오디세이아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문화적 배경인 '크세니아'(xenia, 손님 환대의 규범)를 보여주는 첫 장면이기도 합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낯선 나그네를 환대하는 것은 단순한 예의가 아니라 신들이 지켜보는 신성한 의무였습니다 — 제우스 자신이 '나그네의 수호신'(제우스 크세니오스)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규범은 앞으로 이 시리즈 곳곳에서 계속 등장하게 되는데, 특히 구혼자들이 바로 이 손님과 주인 사이의 규범을 정반대로 짓밟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행동이 얼마나 부당한지가 더욱 도드라집니다.

멘테스로 변신한 아테나는 텔레마코스에게 결정적인 조언을 건넵니다. 아버지 오디세우스가 어딘가 살아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그러니 가만히 앉아 있지만 말고 직접 정보를 모으러 떠나라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두 곳을 추천합니다 — 트로이 전쟁의 노장 네스토르가 다스리는 필로스, 그리고 메넬라오스가 다스리는 스파르타입니다. 이 두 사람은 트로이 전쟁에서 살아 돌아온 지휘관들이므로, 오디세우스에 관한 소식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 민회에서 터뜨린 목소리 — 그러나 흔들리지 않는 구혼자들

아테나의 격려에 힘을 얻은 텔레마코스는 다음 날 이타카의 민회(에클레시아, ekklesia)를 소집합니다. 오디세우스가 떠난 뒤로 한 번도 열리지 않았던 민회를 다시 소집했다는 사실 자체가 텔레마코스의 변화를 상징합니다. 그는 구혼자들의 만행을 공개적으로 성토하며, 자신의 재산을 축내는 이들을 당장 멈추라고 요구합니다.

그러나 구혼자들의 우두머리 격인 안티노오스와 에우리마코스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습니다. 오히려 페넬로페가 먼저 재혼 상대를 확실히 정하지 않고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책임을 떠넘깁니다. 이 대목에서 예언자 할리테르세스가 독수리 두 마리가 서로 싸우다 사라지는 불길한 징조를 해석하며 오디세우스가 머지않아 돌아올 것이고 구혼자들에게 재앙이 닥칠 것이라 경고하지만, 구혼자들은 코웃음을 치며 무시할 뿐입니다. 민회는 아무 성과 없이 끝나고, 텔레마코스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기로 결심합니다.

⛵ 멘토르의 도움으로 — 몰래 배를 띄우다

여기서 오디세이아는 오늘날까지도 쓰이는 단어 하나를 남깁니다. 텔레마코스가 실제로 여행을 떠나려 할 때, 아테나는 이번에는 멘토르(Mentor)라는 이름의 노인으로 변신해 나타납니다. 멘토르는 오디세우스가 트로이로 떠나기 전 어린 텔레마코스와 집안을 부탁했던 오랜 친구로 설정된 인물입니다. 아테나는 이 멘토르의 모습으로 텔레마코스에게 배와 선원을 구하도록 돕고, 함께 항해에 동행합니다. 오늘날 영어에서 경험 많은 조언자를 뜻하는 단어 'mentor'가 바로 이 인물의 이름에서 유래했습니다 — 신뢰할 수 있는 스승이자 안내자라는 의미가 3천 년 가까이 이어져 내려온 셈입니다.

텔레마코스는 구혼자들 몰래 밤에 배를 띄웁니다. 어머니 페넬로페에게조차 알리지 않은 채였는데, 이는 걱정할 어머니를 배려한 것이면서 동시에 정보가 새어 나가 구혼자들이 방해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구혼자들은 뒤늦게 텔레마코스가 떠난 사실을 알고 분노하며, 그가 필로스에서 돌아오는 길에 몰래 매복해 암살하려는 음모까지 꾸미게 됩니다 — 이 위협은 앞으로 이어지는 강들에서 계속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긴장감으로 작용합니다.

⚠️ 흔히 오해하는 것들

이 대목에서 흔히 하는 오해가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텔레마코스가 처음부터 용감하고 결단력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원전은 오히려 그가 얼마나 망설이고 무기력했는지를 먼저 충분히 보여준 뒤에야 변화의 계기를 마련합니다. 이 성장의 과정 자체가 오디세이아의 중요한 축 가운데 하나이며, 학자들은 이 초반부(1~4권)를 따로 '텔레마키아'(Telemachy, 텔레마코스의 이야기)라 부르기도 합니다. 둘째, 멘테스와 멘토르를 같은 인물로 착각하기 쉬운데, 원전에서는 각각 다른 이름의 별개 인물로 등장합니다 — 다만 두 경우 모두 아테나가 변신한 모습이라는 공통점이 있을 뿐입니다.

🔍 심화 — 왜 아테나는 오디세우스 편인가

아테나가 유독 오디세우스와 그 가족을 돕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혜와 전략의 여신인 아테나에게, 트로이 목마라는 계책으로 10년 전쟁을 끝낸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가치를 가장 잘 구현하는 인간이었습니다. 힘이 아니라 지혜로 문제를 해결하는 오디세우스의 방식은 아테나의 신성(神性) 그 자체와 맞닿아 있습니다. 이 관계는 앞으로도 시리즈 전체에서 반복적으로 확인하게 되는데, 오디세우스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아테나가 결정적인 조력자로 등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신들의 왕 제우스의 형 포세이돈은 정반대의 입장인데, 그 이유는 9강에서 자세히 다루게 됩니다.

😢 뒤늦게 알아챈 페넬로페 — 어머니의 눈물

텔레마코스가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령 메돈이 이 사실을 페넬로페에게 전합니다. 아들마저 위험한 뱃길에 올랐다는 소식에 페넬로페는 무너져 내립니다. 남편은 생사조차 알 수 없고, 이제 하나 남은 아들까지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녀를 짓누릅니다. 설상가상으로 구혼자들은 텔레마코스가 필로스에서 돌아오는 길목에 배를 매복시켜 그를 암살할 계획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 자신들의 재산 탕진을 막으려는 자를 아예 없애버리겠다는 노골적인 살의였습니다.

슬픔에 잠겨 잠든 페넬로페 곁에, 아테나는 그녀의 친언니 이프티메의 모습을 한 환영(幻影)을 보내 위로합니다. 이 환영은 아테나가 직접 텔레마코스를 지켜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전합니다. 이 짧은 장면은 오디세이아 전체에서 페넬로페가 느끼는 불안과 인내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동시에, 신들의 개입이 텔레마코스뿐 아니라 남겨진 가족 전체를 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왕궁에서 벌어지는 이 긴장 어린 상황은, 텔레마코스가 필로스와 스파르타를 오가는 동안에도 계속 배경으로 흐르게 됩니다.

📝 핵심 요약

구분내용
1차 방문아테나가 '멘테스'(타포스 왕)로 변신해 텔레마코스에게 여행을 권함
민회 소집구혼자들을 공개 성토하지만 안티노오스·에우리마코스가 책임 회피
2차 등장아테나가 '멘토르'(집안의 오랜 친구)로 변신해 항해를 실질적으로 도움
출항구혼자들 몰래 밤에 필로스로 향함 — 이후 암살 음모의 표적이 됨
어원'멘토르' → 오늘날 영어 단어 'mentor'(조언자)의 어원

다음 강에서는 텔레마코스가 필로스에 도착해 노장 네스토르를 만나고, 이어 스파르타의 메넬라오스와 헬레네까지 찾아가는 여정을 따라갑니다. 트로이 전쟁 생존자들의 입을 통해 아버지의 실마리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됩니다.

📚 참고 자료

  • Homer, Odyssey Book 1-2 (Greek text with English translation) — Perseus Digital Library, Tufts University
  • Mentor — Merriam-Webster (어원 설명)
  • Odyssey — Encyclopædia Britannica

관련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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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1.프롤로그 —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돌아오지 못한 영웅
  2. 2.텔레마코스의 결심 —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아들
  3. 3.필로스와 스파르타 — 네스토르와 메넬라오스를 찾아서
  4. 4.칼립소의 섬 — 7년의 유배
  5. 5.파도 위의 표류 — 포세이돈의 분노
  6. 6.나우시카 공주와의 만남 — 파이아케스인들의 나라
  7. 7.궁정의 이야기꾼 — 오디세우스, 자신의 이름을 밝히다
  8. 8.키코네스족과 로토파고이 — 잊음의 열매
  9. 9.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 — "아무도 아닌 자"
  10. 10.바람의 신 아이올로스 — 손안에 쥐었던 귀향
  11. 11.라이스트리곤과 키르케 — 마녀의 섬
  12. 12.저승으로의 여행 — 죽은 자들의 목소리
  13. 13.세이렌의 노래와 스킬라·카립디스
  14. 14.태양신의 소 — 마지막 선원들의 파멸
  15. 15.다시 이타카로 — 파이아케스인들의 배웅
  16. 16.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 — 거지꼴로 돌아온 왕
  17. 17.아버지와 아들의 재회 — 텔레마코스와의 만남
  18. 18.궁전의 거지 — 구혼자들 사이에서
  19. 19.페넬로페의 시험 — 활쏘기 대회
  20. 20.구혼자들의 심판과 재회 — 오디세이아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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