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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소설로 읽는 오디세이아 — 오디세우스의 귀향 20강1강

1강 / 전체 20강

프롤로그 —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돌아오지 못한 영웅

8분 읽기 조회 16

트로이 전쟁이 끝난 지 10년, 오디세우스만 돌아오지 못한 이타카의 위기와 오디세이아라는 작품 자체의 배경을 소개한다

🎯 학습 목표

이 강을 마치면 오디세이아가 시작되는 시점의 상황 — 트로이 전쟁이 끝난 지 10년이 지났는데도 오디세우스가 돌아오지 못한 이유, 이타카 왕궁이 처한 위기, 그리고 이 이야기가 어떤 문학적 전통 속에서 태어났는지를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앞으로 20강에 걸쳐 만나게 될 인물과 배경을 이 강에서 먼저 익혀 두면, 이후 이어지는 이야기를 훨씬 깊이 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 트로이가 함락된 후, 세상은 어떻게 되었나

기원전 12세기 무렵을 배경으로 하는 이 이야기는, 그리스 연합군이 10년간의 공성전 끝에 트로이를 함락시킨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목마 계략으로 성을 무너뜨린 주역이 바로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입니다. 전쟁이 끝났으니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면 될 일이었지만, 오디세우스는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트로이가 무너진 뒤로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그를 태우고 떠난 배와 부하들의 소식도 끊긴 지 오래입니다.

여기서 꼭 짚어야 할 시간 구조가 있습니다. 오디세우스가 집을 떠나 있던 기간은 총 20년입니다. 앞의 10년은 트로이 전쟁에 참전한 기간이고, 뒤의 10년이 바로 이 오디세이아가 다루는 '귀향길'입니다. 즉 오디세이아는 전쟁 이야기가 아니라, 전쟁이 끝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왜 이렇게까지 늦어졌는가를 다루는 이야기입니다. 이 구조를 먼저 이해해야, 앞으로 8강부터 펼쳐질 폭풍과 괴물, 마녀의 섬 같은 사건들이 '전쟁 중의 모험'이 아니라 '전쟁 이후의 표류'라는 사실이 분명해집니다.

오디세우스가 유독 늦어진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트로이 목마라는 계략으로 승리를 거두는 과정에서, 그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각별히 아끼는 존재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이 원한이 어떤 사건에서 비롯되었는지는 9강에서 직접 확인하게 되지만, 지금은 '오디세우스의 귀향이 유독 험난한 데는 신들 사이의 갈등이라는 배경이 있다'는 점만 기억해 두면 충분합니다.

🏛️ 이타카의 위기 — 아내도, 아들도, 왕궁도 무너지고 있다

오디세우스가 없는 이타카 왕궁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그가 살아있는지 죽었는지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근 섬들의 귀족 청년들이 하나둘 왕궁으로 몰려듭니다. 목적은 단 하나,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와 결혼해 이타카의 왕위와 재산을 차지하는 것입니다. 이들을 오디세이아에서는 '구혼자들'이라 부르는데, 그 규모가 작지 않습니다. 원전에 따르면 둘리키온 섬에서 20명, 사메 섬에서 52명, 자킨토스 섬에서 24명, 이타카에서 12명, 합쳐서 108명에 달하는 청년들이 매일 왕궁에 눌러앉아 잔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잔치의 비용입니다. 구혼자들은 자기 돈이 아니라 오디세우스의 소, 돼지, 포도주를 마음대로 잡아먹고 마셔대며 왕궁의 재산을 축내고 있습니다. 페넬로페는 정식으로 재혼을 거절할 명분과, 남편이 살아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희망 사이에서 버티고 있지만, 혼자서 108명의 압박을 감당하기는 벅찬 상황입니다. 그녀가 시아버지 라에르테스의 수의를 짜는 동안은 결혼을 미루겠다고 약속한 뒤, 낮에는 베를 짜고 밤에는 몰래 풀어버리며 시간을 끌어온 계략은 이미 여러 해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 이 계략이 발각되는 과정과 최종 결말은 19강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더 위태로운 것은 아들 텔레마코스의 처지입니다. 아버지가 떠날 때 갓난아기였던 그는 이제 스무 살 청년이 되었지만, 자기 집안에서 벌어지는 무법 상태를 제지할 힘도, 경험도 없습니다. 구혼자들은 왕자인 그를 대놓고 무시하고, 왕궁의 살림은 하루가 다르게 거덜 나고 있습니다. 오디세이아의 이야기는 바로 이 벼랑 끝 상황에서 막을 올립니다 — 아버지는 소식이 끊긴 지 오래고, 어머니는 홀로 버티고 있으며, 아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지켜만 보고 있는 상태에서 말입니다.

✒️ 호메로스와 오디세이아 — 이 이야기는 어떻게 태어났나

오디세이아는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인 호메로스의 작품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호메로스가 실존했던 한 명의 개인인지, 오랜 세월 구전되어 온 이야기들을 특정 시점에 누군가 집대성한 결과물에 붙은 이름인지는 고전학계에서도 여전히 논쟁이 이어지는 주제입니다. 이를 '호메로스 문제'라고 부릅니다. 확실한 것은, 오디세이아가 문자로 정착되기 전 오랫동안 음유시인들이 입에서 입으로 노래하며 전승해 온 구비 서사시라는 점입니다. 20세기 학자 밀먼 패리와 앨버트 로드의 연구는, 이런 구비 서사시가 정해진 운율에 반복 어구('장밋빛 손가락의 새벽', '지혜로운 오디세우스' 같은 상투구)를 활용해 즉흥적으로 암송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오디세이아는 형제뻘 되는 서사시 일리아스와 짝을 이룹니다. 일리아스가 트로이 전쟁 마지막 해의 전투를 다룬다면, 오디세이아는 그 전쟁이 끝난 뒤 한 영웅의 귀향을 다룹니다. 두 작품 모두 닥틸로스 6보격(dactylic hexameter)이라는 정형 운율로 지어졌고, 이야기의 시작을 무사 여신(뮤즈)에게 영감을 청하는 관습적인 도입구로 여는 형식을 취합니다. "말해주소서, 무사 여신이시여, 트로이의 신성한 성채를 무너뜨린 뒤 숱한 곳을 떠돌아야 했던 그 사내의 이야기를"이라는 첫 구절이 바로 이 관습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은 오디세이아가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풀어놓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야기는 오디세우스가 떠난 시점이 아니라, 귀향이 이미 10년째 지연되고 있는 '한복판'에서 시작합니다. 이런 서술 기법을 '중간부터 시작하기'(라틴어로 in medias res)라고 부르며, 이후 서양 문학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서사 구조입니다. 오디세우스 자신이 겪은 초기 모험담들은 뒤에서(8~12강) 그가 직접 들려주는 회고담 형식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 흔히 오해하는 것들

오디세이아를 처음 접할 때 자주 생기는 오해 몇 가지를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첫째, 오디세이아가 트로이 전쟁 자체를 다룬 이야기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전쟁이 끝난 뒤의 귀향길만을 다룹니다. 트로이 전쟁의 전투 장면 자체를 보고 싶다면 일리아스를 읽어야 합니다. 둘째, 오디세우스가 20년 내내 바다 위에서 표류한 것처럼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앞의 10년은 트로이에서의 전쟁 기간이고, 표류와 모험은 뒤의 10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셋째, 이야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시간 순서대로 진행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앞서 설명했듯 오디세우스의 초기 모험은 훗날 그가 직접 회상하는 형식으로 뒤늦게 등장합니다. 이 구조를 미리 알아두면 8강 이후의 전개가 왜 그런 방식으로 짜여 있는지 자연스럽게 이해됩니다.

🔍 심화 — '노스토스', 귀향 서사시라는 장르

고대 그리스어에는 노스토스(nostos)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귀향'을 뜻하는 이 말은 오디세이아뿐 아니라 트로이 전쟁에 참여했던 여러 영웅들의 귀향담을 통칭하는 문학 장르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아가멤논이 귀향 직후 아내에게 살해당하는 비극적인 결말, 메넬라오스가 이집트까지 표류했다가 오랜 세월 만에 돌아오는 이야기 등은 모두 이 '노스토스' 전통에 속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오디세이아 안에서도 이런 다른 영웅들의 귀향담이 곳곳에서 언급되며 오디세우스의 상황과 대비된다는 것입니다. 이 대비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더 뚜렷해지는데, 특히 3강에서 텔레마코스가 만나게 될 네스토르와 메넬라오스의 입을 통해 다른 영웅들의 엇갈린 운명이 소개됩니다. '노스토스'라는 단어는 오늘날 영어 단어 'nostalgia(향수)'의 어원이기도 합니다 — 노스토스(귀향)와 algos(고통)가 합쳐져 '돌아가지 못하는 고통'이라는 뜻이 된 것으로, 오디세이아가 다루는 정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어라 할 수 있습니다.

📝 핵심 요약

구분내용
시대 배경트로이 전쟁 종결 후 10년째(집을 떠난 지는 총 20년)
이타카 상황구혼자 108명이 왕궁 재산을 축내며 페넬로페에게 재혼을 강요
주요 인물오디세우스(행방불명), 페넬로페(아내), 텔레마코스(아들, 20세)
작품 정체호메로스의 구비 서사시, 일리아스의 자매편, 닥틸로스 6보격
서술 방식사건 한복판에서 시작(in medias res), 초기 모험은 후반부 회고담으로 등장

다음 강에서는 여신 아테나가 텔레마코스 앞에 나타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스무 살 청년이 처음으로 아버지를 찾아 직접 배를 띄우기까지의 결심 과정을 함께 보시죠.

📚 참고 자료

  • Homer, Odyssey (Greek text with English translation) — Perseus Digital Library, Tufts University
  • Odyssey — Encyclopædia Britannica
  • Homer — Encyclopædia Britannica (호메로스 문제 관련)

관련 주제

  • 오디세우스
  • 트로이 전쟁
  • 이타카
  • 페넬로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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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2강 텔레마코스의 결심 —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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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1.프롤로그 —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돌아오지 못한 영웅
  2. 2.텔레마코스의 결심 —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아들
  3. 3.필로스와 스파르타 — 네스토르와 메넬라오스를 찾아서
  4. 4.칼립소의 섬 — 7년의 유배
  5. 5.파도 위의 표류 — 포세이돈의 분노
  6. 6.나우시카 공주와의 만남 — 파이아케스인들의 나라
  7. 7.궁정의 이야기꾼 — 오디세우스, 자신의 이름을 밝히다
  8. 8.키코네스족과 로토파고이 — 잊음의 열매
  9. 9.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 — "아무도 아닌 자"
  10. 10.바람의 신 아이올로스 — 손안에 쥐었던 귀향
  11. 11.라이스트리곤과 키르케 — 마녀의 섬
  12. 12.저승으로의 여행 — 죽은 자들의 목소리
  13. 13.세이렌의 노래와 스킬라·카립디스
  14. 14.태양신의 소 — 마지막 선원들의 파멸
  15. 15.다시 이타카로 — 파이아케스인들의 배웅
  16. 16.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 — 거지꼴로 돌아온 왕
  17. 17.아버지와 아들의 재회 — 텔레마코스와의 만남
  18. 18.궁전의 거지 — 구혼자들 사이에서
  19. 19.페넬로페의 시험 — 활쏘기 대회
  20. 20.구혼자들의 심판과 재회 — 오디세이아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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