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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소설로 읽는 오디세이아 — 오디세우스의 귀향 20강11강

11강 / 전체 20강

라이스트리곤과 키르케 — 마녀의 섬

7분 읽기 조회 12

식인 거인 라이스트리고네스족에게 함대 대부분을 잃은 뒤, 마녀 키르케의 섬에서 부하들이 돼지로 변했다가 헤르메스의 도움으로 구출된다

🎯 학습 목표

이 강을 마치면 오디세우스 함대가 어떻게 한순간에 거의 전멸하게 되는지, 그리고 살아남은 마지막 배가 마녀 키르케의 섬에서 겪는 사건 전체를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오디세우스가 이번에는 어떻게 신의 도움을 받아 마법에 맞서는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 라이스트리고네스족의 항구 — 하룻밤 사이의 몰살

아이올로스에게 쫓겨난 오디세우스 일행은 이레 동안 노를 저어 라이스트리고네스족의 땅에 다다릅니다. 이곳은 깎아지른 절벽으로 둘러싸인 좁고 긴 항구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다른 배들은 모두 안전해 보이는 이 항구 안쪽에 정박했지만, 오디세우스만은 신중을 기해 자신의 배 한 척을 항구 입구 바깥쪽 바위에 따로 묶어 둡니다. 이 작은 결정 하나가 훗날 그와 부하들의 목숨을 가르는 결정적 차이가 됩니다.

정찰을 나간 부하들은 물을 긷던 왕의 딸을 만나 궁전으로 안내되지만, 그곳의 왕은 인간을 잡아먹는 거인이었습니다. 왕은 곧바로 정찰대 한 명을 붙잡아 먹어치우고, 나머지는 간신히 도망쳐 나옵니다. 곧이어 라이스트리고네스족 거인들이 항구를 둘러싼 절벽 위로 몰려나와, 안쪽에 갇혀 있던 배들을 향해 집채만 한 바위를 무수히 던지기 시작합니다. 배들은 산산조각 나고, 물에 빠진 선원들은 마치 물고기처럼 창에 꿰여 잡아먹히는 끔찍한 참사가 벌어집니다. 입구 바깥에 있던 오디세우스의 배만이 재빨리 밧줄을 끊고 탈출에 성공합니다. 트로이를 떠날 때 열두 척이었던 함대는, 이 하룻밤 사이에 오디세우스가 탄 단 한 척만 남기고 전부 사라져 버립니다.

🎵 아이아이에 섬 — 노랫소리에 홀린 정찰대

단 한 척의 배로 살아남은 오디세우스 일행은 마녀 키르케가 사는 섬 아이아이에에 도착합니다. 이틀을 슬픔 속에 쉬고 난 뒤, 오디세우스는 높은 곳에 올라 섬 안쪽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발견합니다. 그는 부하들을 제비뽑기로 두 무리로 나누어, 자신은 배를 지키고 에우릴로코스가 이끄는 스물두 명이 먼저 정찰에 나서도록 합니다.

정찰대는 숲속에서 늑대와 사자들에게 둘러싸인 화려한 저택을 발견합니다. 놀랍게도 이 맹수들은 전혀 사납지 않고 오히려 꼬리를 흔들며 다가왔는데, 사실 이들은 본래 인간이었다가 키르케의 마법에 걸려 짐승으로 변한 존재들이었습니다. 저택 안에서는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부하들이 문을 두드리자 키르케가 반갑게 맞이하며 치즈와 보리, 꿀을 섞은 포도주를 대접합니다. 그러나 이 음료에는 강력한 마법의 약이 섞여 있었습니다. 마시자마자 키르케가 지팡이로 그들을 건드리자, 부하들은 모두 돼지로 변해버립니다. 정신은 인간 그대로인 채 돼지의 몸에 갇혀 눈물을 흘리는 이들에게, 키르케는 도토리와 열매를 먹이로 던져 줍니다. 유일하게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문밖에서 낌새를 살피던 에우릴로코스만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 홀로 배로 도망쳐 돌아와 오디세우스에게 이 사실을 알립니다.

🌿 헤르메스의 약초 '몰리' — 마법에 맞서다

부하들을 구하기 위해 홀로 저택으로 향하던 오디세우스 앞에, 전령의 신 헤르메스가 젊은이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헤르메스는 그에게 검은 뿌리에 우유처럼 흰 꽃이 피는 신비한 약초 몰리(moly)를 건네주며, 이것이 키르케의 마법을 무력화시켜 줄 것이라 알려줍니다. 원전은 이 약초를 두고 "인간이 캐내기는 어렵지만 신들에게는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헤르메스는 한 가지 조언도 덧붙입니다 — 키르케가 지팡이로 건드려도 마법이 통하지 않으면 곧바로 칼을 뽑아 죽일 듯이 달려들라는 것, 그리고 그녀가 겁에 질려 잠자리를 청하더라도 반드시 먼저 더 이상 해치지 않겠다는 신들의 이름을 건 맹세를 받아내라는 것이었습니다.

오디세우스는 이 조언을 그대로 따릅니다. 키르케의 저택에서 마법의 음료를 마시고도 몰리 덕분에 아무 변화가 없자, 그는 곧바로 칼을 뽑아 달려듭니다. 깜짝 놀란 키르케는 그가 바로 헤르메스가 예전에 예언했던 '많은 계략을 지닌 사내'임을 알아채고 무릎을 꿇습니다. 오디세우스는 헤르메스의 조언대로 먼저 굳은 맹세를 받아낸 뒤에야 그녀와 화해합니다.

🐷 되찾은 인간의 모습 — 그리고 1년의 체류

맹세를 마친 키르케는 마법이 풀린 사람처럼 완전히 태도를 바꿔 오디세우스를 극진히 대접합니다. 그의 요청에 따라 그녀는 돼지로 변했던 부하들에게 새로운 약을 발라 원래의 인간 모습으로 되돌려 주는데, 심지어 이전보다 더 젊고 늠름한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나머지 선원들도 모두 불러들여, 오디세우스 일행은 키르케의 섬에서 극진한 환대를 받으며 머물게 됩니다. 처음엔 며칠일 것 같던 이 체류는, 매일 이어지는 풍성한 잔치 속에 어느덧 꼬박 1년으로 늘어나 버립니다. 결국 부하들이 나서서 이제 그만 고향을 기억해야 한다고 오디세우스에게 간청하고 나서야, 그는 정신을 차리고 키르케에게 떠나겠다는 뜻을 밝힙니다.

키르케는 순순히 보내주기로 하지만, 뜻밖의 조건을 내겁니다. 곧바로 이타카로 향할 수는 없으며, 먼저 저승(하데스의 세계)으로 가서 눈먼 예언자 테이레시아스의 혼백을 만나 귀향길에 대한 조언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살아있는 인간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이 임무를 앞두고, 오디세우스와 부하들은 다시 한번 각오를 다지게 됩니다.

⚠️ 흔히 오해하는 것들

이 대목에서 자주 하는 오해는, 키르케를 폴리페모스나 라이스트리고네스족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적대적인 존재로만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원전에서 그녀는 오디세우스가 신의 도움으로 자신의 마법을 이겨내고 정면으로 맞서자, 태도를 완전히 바꿔 오히려 가장 헌신적인 조력자가 됩니다. 이는 키르케가 단순한 '악당'이 아니라, 힘과 존중의 논리로 움직이는 독립적인 신적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또한 부하들이 1년이나 섬에 머문 것을 두고 오디세우스의 의지박약으로 단순히 비판하기 쉬운데, 원전은 오히려 이 1년이 라이스트리고네스족의 참사로 깊은 상처를 입은 생존자들에게 필요했던 회복의 시간이었다는 뉘앙스도 함께 담고 있습니다.

🔍 심화 — 키르케라는 인물이 남긴 원형

키르케는 태양신 헬리오스의 딸로, 마법의 약과 지팡이로 사람을 짐승으로 바꾸는 능력을 지닌 존재입니다. 이런 설정은 이후 서양 문학과 대중문화에서 '위험하고 매혹적인 마녀'라는 원형의 뿌리로 자주 언급됩니다. 동시에 이 일화는 '겉모습(돼지)과 내면(인간의 정신)이 분리될 수 있다'는 설정을 통해, 인간다움이 육체가 아니라 정신과 의지에 있다는 관념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기도 합니다. 헤르메스가 건넨 몰리라는 약초 역시, 인간의 힘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위기에 신적인 도움이 결합될 때 비로소 돌파구가 열린다는 오디세이아 전체의 패턴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 핵심 요약

구분내용
라이스트리고네스족항구에 갇힌 11척이 전멸, 오디세우스의 배 한 척만 생존
키르케의 마법정찰대가 마법의 음료를 마시고 돼지로 변함
조력헤르메스가 약초 '몰리'와 대응법을 알려줌
대결마법이 통하지 않자 오디세우스가 칼을 빼들어 항복을 받아냄
결과부하들 원상 복귀, 1년간 환대받다 저승행을 조건으로 귀향 허락

다음 강에서는 오디세우스가 살아있는 몸으로 저승을 방문해, 예언자 테이레시아스의 경고와 어머니·전우들의 혼백을 만나는 장면을 다룹니다.

📚 참고 자료

  • Homer, Odyssey Book 10 (Greek text with English translation) — Perseus Digital Library, Tufts University
  • Circe — Encyclopædia Britan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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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1.프롤로그 —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돌아오지 못한 영웅
  2. 2.텔레마코스의 결심 —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아들
  3. 3.필로스와 스파르타 — 네스토르와 메넬라오스를 찾아서
  4. 4.칼립소의 섬 — 7년의 유배
  5. 5.파도 위의 표류 — 포세이돈의 분노
  6. 6.나우시카 공주와의 만남 — 파이아케스인들의 나라
  7. 7.궁정의 이야기꾼 — 오디세우스, 자신의 이름을 밝히다
  8. 8.키코네스족과 로토파고이 — 잊음의 열매
  9. 9.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 — "아무도 아닌 자"
  10. 10.바람의 신 아이올로스 — 손안에 쥐었던 귀향
  11. 11.라이스트리곤과 키르케 — 마녀의 섬
  12. 12.저승으로의 여행 — 죽은 자들의 목소리
  13. 13.세이렌의 노래와 스킬라·카립디스
  14. 14.태양신의 소 — 마지막 선원들의 파멸
  15. 15.다시 이타카로 — 파이아케스인들의 배웅
  16. 16.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 — 거지꼴로 돌아온 왕
  17. 17.아버지와 아들의 재회 — 텔레마코스와의 만남
  18. 18.궁전의 거지 — 구혼자들 사이에서
  19. 19.페넬로페의 시험 — 활쏘기 대회
  20. 20.구혼자들의 심판과 재회 — 오디세이아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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