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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소설로 읽는 오디세이아 — 오디세우스의 귀향 20강8강

8강 / 전체 20강

키코네스족과 로토파고이 — 잊음의 열매

6분 읽기 조회 6

오디세우스가 직접 들려주는 회고담이 시작된다 — 키코네스족과의 충돌과 로토파고이족의 망각 열매를 겪으며 귀향길 첫 위기를 맞는다

🎯 학습 목표

이 강을 마치면 오디세우스의 회고담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트로이를 떠난 직후 벌어진 두 번의 사건 — 키코네스족과의 충돌, 그리고 로토파고이족의 섬에서 벌어진 위기 — 을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두 사건이 앞으로 이어질 모든 모험의 성격을 어떻게 예고하는지도 함께 짚어봅니다.

⚔️ 키코네스족의 도시 이스마로스 — 첫 승리, 그리고 첫 패배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이야기를 트로이를 떠나던 순간부터 풀어놓기 시작합니다. 12척의 배와 부하들을 이끌고 고향으로 향하던 중, 첫 기항지는 트라케 지방의 키코네스족이 사는 도시 이스마로스였습니다. 이곳은 트로이 전쟁에서 트로이 편에 섰던 부족으로, 오디세우스 일행은 도시를 습격해 재물을 약탈하고 사람들을 사로잡습니다. 승리에 도취한 오디세우스는 곧바로 배를 띄워 떠나자고 재촉했지만, 부하들은 그의 말을 듣지 않고 해안에 남아 양과 소를 잡아 잔치를 벌이며 시간을 지체합니다.

이 지체가 치명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내륙으로 도망쳤던 키코네스족이 이웃 부족들에게 지원을 요청해 대규모 병력을 이끌고 새벽에 기습해 온 것입니다. 오디세우스의 군대는 하루 종일 치열하게 맞서 싸웠지만 결국 밀려났고, 배 한 척당 여섯 명씩, 총 일흔두 명의 부하를 잃은 채 가까스로 바다로 도망칩니다. 오디세우스는 이 패배를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부하들이 명령에 따르지 않은 탓으로 돌리면서도, 죽은 전우들의 이름을 세 번씩 부르며 애도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장면은 앞으로 반복될 하나의 패턴 — 지휘관의 신중한 판단과 부하들의 성급한 욕망이 충돌해 파국을 부르는 구조 — 을 처음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 아흐레의 폭풍 — 항로를 완전히 잃다

키코네스족의 땅을 겨우 빠져나온 함대는, 이번에는 제우스가 보낸 강력한 북풍을 만나 아흐레 밤낮을 정처 없이 떠밀려 갑니다. 원래대로라면 그리스와 이타카는 지중해 동부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항로였을 텐데, 이 폭풍으로 인해 함대는 완전히 낯선 바다로 밀려나 버립니다. 이 대목은 오디세우스의 귀향이 왜 그토록 길고 기이한 여정이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 정상적인 항로를 벗어난 순간부터, 그의 여정은 지도에 없는 신화적 공간으로 접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열흘째 되던 날, 함대는 마침내 로토파고이족(연꽃을 먹는 사람들)이 사는 낯선 해안에 닿습니다.

🌸 로토파고이의 섬 — 돌아가고 싶지 않게 만드는 열매

오디세우스는 상황을 살피기 위해 부하 세 명을 정찰대로 파견합니다. 로토파고이족은 침략적이거나 위협적인 종족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정찰대를 친절하게 맞이하며, 자신들의 주식인 로토스(연꽃) 열매를 대접합니다. 그런데 이 열매를 맛본 부하들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그들은 더 이상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게 됩니다. 오히려 이 낯선 섬에 영원히 머물며 로토스 열매만 먹으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버린 것입니다. 원전은 이 열매를 먹으면 "돌아갈 마음도, 소식을 전할 마음도 모두 잊어버린다"고 묘사합니다.

정찰대가 돌아오지 않자 상황을 파악한 오디세우스는 직접 나서서, 저항하며 울부짖는 부하들을 강제로 배까지 끌고 옵니다. 그는 이들을 노 젓는 자리 밑에 밧줄로 묶어 두고서야 겨우 통제할 수 있었고, 나머지 선원들에게도 그 누구도 로토스 열매를 맛보지 못하도록 서둘러 지시한 뒤 곧바로 닻을 올려 섬을 떠납니다. 이 장면에서 로토스 열매는 실제로 존재하는 특정 식물이라기보다, '고통스러운 현실을 잊게 해주지만 결국 삶의 목적 자체를 잃게 만드는 유혹'을 상징하는 장치로 오랫동안 해석되어 왔습니다.

📍 키코네스족 — 신화 속에서 가장 '현실적인' 첫 기항지

흥미롭게도 이스마로스의 키코네스족은 오디세우스가 귀향길에서 만나는 존재들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축에 속합니다. 이들은 트라케 지방(오늘날 그리스 북동부와 튀르키예 유럽 쪽 일대)에 실재했던 것으로 여겨지는 부족이며, 트로이 전쟁을 다룬 자매편 서사시 일리아스에서도 트로이의 동맹군으로 등장합니다. 즉 오디세우스의 여정은 처음에는 실제 지중해 지리와 얼추 맞아떨어지는 현실적인 공간에서 출발하지만, 폭풍에 휩쓸려 항로를 완전히 이탈한 순간부터 로토파고이·키클롭스·키르케처럼 지도로는 확인할 수 없는 신화적 공간으로 접어들게 됩니다. 이 구조는 오디세이아가 완전한 상상의 세계가 아니라, 당대 그리스인들이 알던 실제 지중해 세계의 가장자리에서부터 미지의 영역으로 서서히 넘어가는 방식으로 짜여 있음을 보여줍니다.

⚠️ 흔히 오해하는 것들

이 대목에서 흔히 하는 오해는, 로토파고이족 자체를 위험하거나 사악한 존재로 여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원전에서 이들은 오디세우스 일행을 해치려 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들의 방식대로 순수하게 손님을 대접했을 뿐입니다. 진짜 위협은 로토파고이족이 아니라 '열매 그 자체가 주는 망각과 안주의 유혹'이었습니다. 이 구분은 앞으로 이어지는 여러 모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됩니다 — 오디세이아 속 위험은 언제나 폭력적인 괴물의 형태로만 오지 않으며, 때로는 안락함과 망각이라는 훨씬 은밀한 형태로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 심화 — '유혹과 의지'라는 오디세이아의 근본 주제

키코네스족과의 충돌이 '성급함과 절제 없는 욕망'의 위험을 보여준다면, 로토파고이족의 섬은 '안락함이 주는 유혹'의 위험을 보여줍니다. 이 두 사건은 겉보기에 전혀 다른 이야기 같지만, 실은 오디세이아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 인간은 눈앞의 만족을 참아내고 더 크고 오래 걸리는 목표(귀향)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앞으로 마주하게 될 키클롭스의 동굴(9강), 키르케의 섬(11강), 세이렌의 노래(13강), 태양신의 소(14강)까지, 오디세우스와 그 부하들이 겪는 거의 모든 위기는 사실 이 하나의 주제 — 유혹 앞에서의 의지와 절제 — 를 다양한 형태로 변주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의 차이는 대개 '오디세우스 자신의 절제력'과 '부하들의 조급함' 사이의 대비를 통해 드러납니다. 지휘관 한 사람의 판단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체 전체가 함께 절제하지 못하면 결국 다 같이 위기에 빠진다는 교훈이 이 초반 두 사건에 이미 압축적으로 담겨 있는 셈입니다.

📝 핵심 요약

구분내용
키코네스족도시를 약탈했으나 지체하다 반격당해 부하 72명 전사
폭풍제우스가 보낸 북풍에 아흐레간 밀려나 낯선 항로로 진입
로토파고이족적대적이지 않았으나, 로토스 열매가 귀향 의지를 지워버림
대응오디세우스가 부하들을 강제로 끌고 와 배에 묶어 탈출
주제유혹 앞에서의 절제와 의지 — 이후 모든 모험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

다음 강에서는 오디세이아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 가운데 하나 —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의 동굴에 갇힌 오디세우스가 "아무도 아닌 자"라는 기지로 탈출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동시에 포세이돈이 왜 그토록 오디세우스에게 원한을 품게 되었는지도 이 강에서 밝혀집니다.

📚 참고 자료

  • Homer, Odyssey Book 9 (Greek text with English translation) — Perseus Digital Library, Tufts University
  • Odyssey — Encyclopædia Britannica

관련 주제

  • 키코네스족
  • 로토파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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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1.프롤로그 —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돌아오지 못한 영웅
  2. 2.텔레마코스의 결심 —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아들
  3. 3.필로스와 스파르타 — 네스토르와 메넬라오스를 찾아서
  4. 4.칼립소의 섬 — 7년의 유배
  5. 5.파도 위의 표류 — 포세이돈의 분노
  6. 6.나우시카 공주와의 만남 — 파이아케스인들의 나라
  7. 7.궁정의 이야기꾼 — 오디세우스, 자신의 이름을 밝히다
  8. 8.키코네스족과 로토파고이 — 잊음의 열매
  9. 9.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 — "아무도 아닌 자"
  10. 10.바람의 신 아이올로스 — 손안에 쥐었던 귀향
  11. 11.라이스트리곤과 키르케 — 마녀의 섬
  12. 12.저승으로의 여행 — 죽은 자들의 목소리
  13. 13.세이렌의 노래와 스킬라·카립디스
  14. 14.태양신의 소 — 마지막 선원들의 파멸
  15. 15.다시 이타카로 — 파이아케스인들의 배웅
  16. 16.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 — 거지꼴로 돌아온 왕
  17. 17.아버지와 아들의 재회 — 텔레마코스와의 만남
  18. 18.궁전의 거지 — 구혼자들 사이에서
  19. 19.페넬로페의 시험 — 활쏘기 대회
  20. 20.구혼자들의 심판과 재회 — 오디세이아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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