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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소설로 읽는 오디세이아 — 오디세우스의 귀향 20강13강

13강 / 전체 20강

세이렌의 노래와 스킬라·카립디스

6분 읽기 조회 9

오디세우스가 돛대에 묶여 세이렌의 노래를 이겨내고, 스킬라와 카립디스 사이에서 여섯 명의 부하를 잃으며 해협을 통과한다

🎯 학습 목표

이 강을 마치면 오디세우스가 어떻게 세이렌의 치명적인 노래를 이겨내는지, 그리고 스킬라와 카립디스라는 두 괴물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내리는지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두 사건이 각각 '호기심의 절제'와 '차악(次惡)의 선택'이라는 서로 다른 삶의 지혜를 어떻게 보여주는지도 살펴봅니다.

🪦 엘페노르의 장례 — 약속을 지키다

저승에서 돌아온 오디세우스 일행은 먼저 키르케의 섬으로 돌아갑니다. 그는 12강에서 저승의 문턱에서 만난 부하 엘페노르의 혼백과 한 약속을 잊지 않고, 그의 시신을 정중히 화장한 뒤 노 하나를 무덤 위에 꽂아 표시를 남깁니다. 약속을 지키는 이 짧은 장면은 오디세우스가 아무리 급한 여정 중에도 전우에 대한 도리를 저버리지 않는 인물임을 보여줍니다. 키르케는 이들을 다시 한번 환대하며, 앞으로 마주칠 위험들에 대해 상세하고 구체적인 경고를 들려줍니다.

🎶 세이렌의 노래 — 돛대에 스스로를 묶다

키르케가 가장 먼저 경고한 위험은 세이렌이었습니다.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지나가는 뱃사람을 홀려 배를 좌초시키는 이 존재들의 섬 주변에는, 이미 유혹에 넘어간 수많은 희생자의 백골이 널려 있다고 합니다. 키르케는 두 가지 대응법을 알려줍니다. 부하들의 귀는 밀랍으로 완전히 막아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게 할 것, 그리고 오디세우스 자신이 정 노래를 듣고 싶다면 돛대에 몸을 단단히 묶은 채 지나가되, 아무리 풀어달라고 애원해도 부하들이 절대 풀어주지 않고 오히려 더 세게 묶도록 미리 명령해 두라는 것이었습니다.

오디세우스는 이 조언을 그대로 따릅니다. 세이렌의 섬 근처에 이르자 그는 부하들의 귀를 밀랍으로 막고, 자신만은 노래를 듣기 위해 돛대에 몸을 묶게 합니다. 세이렌들은 트로이 전쟁의 모든 사건과 세상의 온갖 지식을 알려주겠다는, 거부하기 힘든 달콤한 노래로 그를 유혹합니다. 예상대로 오디세우스는 밧줄을 풀어달라고 필사적으로 몸부림치지만, 미리 지시받은 부하들은 오히려 밧줄을 더 단단히 조여 맵니다. 배가 안전한 거리까지 벗어나고 나서야 부하들은 밀랍을 빼고 그를 풀어줍니다. 이 장면은 인간이 지닌 호기심과 유혹에 대한 취약성을, 스스로 몸을 묶는다는 상징적 행위로 통제해 낸 사례로 오랫동안 회자되어 왔습니다.

🌀 스킬라와 카립디스 — 여섯 명이냐, 전원이냐

세이렌의 위험을 넘기자마자, 오디세우스 일행은 훨씬 더 가혹한 선택 앞에 놓입니다. 좁은 해협의 한쪽에는 스킬라라는 괴물이 살고 있었습니다. 여섯 개의 머리와 각각 세 겹의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이 괴물은, 지나가는 배에서 한 번에 정확히 여섯 명을 낚아채 잡아먹는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반대편에는 카립디스라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있어, 하루에 세 번씩 바닷물을 통째로 빨아들였다가 다시 뿜어내며 지나가는 배 전체를 통째로 삼켜버릴 수 있었습니다. 키르케는 스킬라를 상대로 싸우려 들지 말라고 신신당부합니다 — 그녀는 불멸의 존재라 무기로 죽일 수 없으며, 싸우느라 지체하면 오히려 더 많은 부하를 잃게 될 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대신 여섯 명을 잃더라도 스킬라 쪽에 가깝게 붙어 지나가는 편이, 배 전체가 카립디스에 삼켜지는 것보다는 낫다는 냉정한 조언이었습니다.

실제로 해협에 다다르자, 부하들의 시선은 온통 무시무시한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카립디스에게 쏠립니다. 그 틈을 타 반대편 절벽에서 스킬라가 순식간에 여섯 개의 머리를 뻗어 부하 여섯 명을 낚아챕니다. 오디세우스는 비명을 지르며 허공으로 들려 올라가 잡아먹히는 전우들의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훗날 이 장면을 자신이 바다에서 목격한 가장 처참한 광경이었다고 회고합니다. 그러나 키르케의 경고대로, 이렇게 여섯 명을 희생시킨 덕분에 나머지 선원들과 배는 무사히 해협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 가지 않은 길 — 떠도는 바위

사실 키르케는 스킬라와 카립디스의 해협 외에 또 다른 경로도 언급했습니다. 바로 서로 부딪치며 지나가는 배를 산산조각 내는 '떠도는 바위'(플랑크타이)를 지나는 길이었습니다. 키르케에 따르면 이 길을 무사히 통과한 배는 이올코스의 영웅 이아손이 이끌던 아르고 호가 유일했으며, 그것도 여신 헤라의 특별한 가호 덕분에 가능했다고 전해집니다. 오디세우스에게는 그런 신적인 후원이 없었기에, 키르케는 처음부터 이 경로를 권하지 않고 스킬라와 카립디스 쪽 경로를 택하도록 조언했습니다. 이 짧은 언급은 오디세이아가 자신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이아손과 아르고 호 원정대 같은 당대의 다른 유명한 신화들과도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결국 신의 가호 없이 인간의 힘만으로 통과할 수 있는 현실적인 경로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 장면 역시 오디세우스의 신중한 판단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 흔히 오해하는 것들

이 대목에서 흔히 하는 오해는, 오디세우스가 스킬라와 정면으로 맞서 싸웠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원전에서 그는 키르케의 조언에 따라 애초에 싸움 자체를 포기하고, 최소한의 희생으로 다수를 구하는 길을 선택합니다. 이는 무모한 용맹이 아니라 냉정한 판단력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오디세우스라는 인물이 '힘'보다 '지혜'로 위기를 돌파하는 캐릭터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또한 세이렌의 유혹을 단순히 '아름다운 노래에 대한 탐닉'으로만 이해하기 쉬운데, 실제 노래 가사는 '모든 지식을 알려주겠다'는 지적 유혹에 가깝습니다 — 이는 세이렌의 위험이 단순한 쾌락이 아니라, 인간의 앎에 대한 끝없는 욕구 자체를 겨냥한다는 점에서 더욱 정교한 함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심화 — '스킬라와 카립디스 사이'라는 관용구

이 강에서 다룬 사건은 오늘날까지도 영어를 비롯한 여러 서양 언어에서 관용구로 살아남아 있습니다. "스킬라와 카립디스 사이에 있다"(between Scylla and Charybdis)는 표현은 '어느 쪽을 택해도 손해를 피할 수 없는, 둘 다 나쁜 선택지 사이에서 그나마 덜 나쁜 쪽을 골라야 하는 상황'을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입니다. 오디세우스가 이 상황에서 내린 선택 — 전체를 지키기 위해 일부의 희생을 감수하는 것 — 은 이후 정치·윤리 철학에서 '차악의 선택'이라는 개념을 설명할 때도 종종 인용되는 고전적인 사례입니다.

📝 핵심 요약

구분내용
장례키르케의 섬으로 돌아가 엘페노르의 약속을 지킴
세이렌부하들 귀를 밀랍으로 막고, 자신은 돛대에 묶여 노래를 들음
스킬라여섯 개의 머리로 부하 여섯 명을 낚아채 잡아먹음
카립디스배 전체를 삼킬 수 있는 소용돌이 — 정면 통과를 피함
선택의 원리전멸을 피하기 위해 최소한의 희생을 감수하는 차악의 선택

다음 강에서는 테이레시아스가 그토록 경고했던 바로 그 트리나키아 섬, 태양신의 신성한 소 떼가 있는 곳에 도착합니다. 굶주림을 이기지 못한 부하들이 결국 이 마지막 금기를 어기면서 벌어지는 파국을 다루겠습니다.

📚 참고 자료

  • Homer, Odyssey Book 12 (Greek text with English translation) — Perseus Digital Library, Tufts University
  • Scylla and Charybdis — Encyclopædia Britan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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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1.프롤로그 —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돌아오지 못한 영웅
  2. 2.텔레마코스의 결심 —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아들
  3. 3.필로스와 스파르타 — 네스토르와 메넬라오스를 찾아서
  4. 4.칼립소의 섬 — 7년의 유배
  5. 5.파도 위의 표류 — 포세이돈의 분노
  6. 6.나우시카 공주와의 만남 — 파이아케스인들의 나라
  7. 7.궁정의 이야기꾼 — 오디세우스, 자신의 이름을 밝히다
  8. 8.키코네스족과 로토파고이 — 잊음의 열매
  9. 9.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 — "아무도 아닌 자"
  10. 10.바람의 신 아이올로스 — 손안에 쥐었던 귀향
  11. 11.라이스트리곤과 키르케 — 마녀의 섬
  12. 12.저승으로의 여행 — 죽은 자들의 목소리
  13. 13.세이렌의 노래와 스킬라·카립디스
  14. 14.태양신의 소 — 마지막 선원들의 파멸
  15. 15.다시 이타카로 — 파이아케스인들의 배웅
  16. 16.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 — 거지꼴로 돌아온 왕
  17. 17.아버지와 아들의 재회 — 텔레마코스와의 만남
  18. 18.궁전의 거지 — 구혼자들 사이에서
  19. 19.페넬로페의 시험 — 활쏘기 대회
  20. 20.구혼자들의 심판과 재회 — 오디세이아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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