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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소설로 읽는 오디세이아 — 오디세우스의 귀향 20강9강

9강 / 전체 20강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 — "아무도 아닌 자"

8분 읽기 조회 8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의 동굴에 갇힌 오디세우스가 우티스 트릭으로 탈출하지만, 진짜 이름을 밝혀 포세이돈의 저주를 자초한다

🎯 학습 목표

이 강을 마치면 오디세이아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인 키클롭스 폴리페모스와의 대결을, 오디세우스의 지혜가 어떻게 발휘되는지부터 그 승리가 어떻게 스스로 자초한 저주로 이어지는지까지 전 과정을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포세이돈이 왜 오디세우스에게 그토록 깊은 원한을 품게 되었는지, 그 결정적인 이유도 이 강에서 확인합니다.

🐐 염소 섬과 낯선 땅 — 호기심이 부른 위험

로토파고이족의 섬을 떠난 오디세우스 일행은 키클롭스(외눈박이 거인)들이 사는 땅 근처,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섬에 먼저 상륙합니다. 이 섬은 야생 염소가 가득하고 토양이 비옥해 누군가 정착하기만 하면 훌륭한 도시가 될 법한 곳이었지만, 키클롭스들에게는 배를 만들 기술도 항해 능력도 없었기에 아무도 손대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원전은 이 대목에서 이토록 좋은 땅이 버려져 있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하는 서술을 남기는데, 이는 문명과 항해술을 가진 그리스인의 시선으로 미개척지를 바라보는 관점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다음 날,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배 한 척과 부하들만 데리고 맞은편 본토, 즉 키클롭스들이 실제로 사는 땅을 직접 살펴보기로 합니다. 이때 그는 트라케에서 키코네스족을 약탈할 당시 아폴론 신전의 사제 마론을 살려준 대가로 받은, 물을 스무 배나 타도 취기가 가시지 않을 만큼 독한 포도주 한 부대를 챙겨 갑니다. 이 사소해 보이는 준비물이 훗날 목숨을 구하는 결정적인 무기가 된다는 것을, 이 시점의 오디세우스는 아직 알지 못합니다.

🕳️ 폴리페모스의 동굴 — 함정인 줄 알면서 들어가다

본토에 도착한 일행은 치즈와 젖, 새끼 양들로 가득한 거대한 동굴을 발견합니다. 부하들은 이 주인 없는 동굴에서 필요한 만큼만 챙겨 서둘러 떠나자고 제안하지만, 오디세우스는 동굴 주인을 직접 만나 환대의 선물을 기대하며 기다리자고 고집합니다. 이 결정은 이 강 전체에서 가장 치명적인 판단 착오로 꼽힙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굴의 진짜 주인,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가 양 떼를 몰고 돌아옵니다. 그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님프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다른 키클롭스들과 마찬가지로 법도 손님 환대의 규범도 신경 쓰지 않는 난폭한 존재였습니다.

폴리페모스는 동굴 입구를 그 누구도 혼자서는 옮길 수 없을 만큼 거대한 바위로 막아버립니다. 오디세우스 일행이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반갑다는 인사 대신, 곧바로 부하 두 명을 붙잡아 통째로 잡아먹어 버립니다. 하룻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자 폴리페모스는 다시 두 명을 아침 식사로 잡아먹은 뒤, 바위를 옮겨 양 떼를 몰고 나가면서 다시 입구를 봉쇄합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오디세우스는 복수를 위해 즉각 그를 죽이고 싶은 충동을 억누릅니다 — 힘으로 거인을 죽인다 해도, 그 거대한 바위를 치울 수 있는 것은 오직 폴리페모스뿐이었기 때문입니다. 대신 그는 훨씬 정교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 "나는 아무도 아니다" — 술수와 눈을 찌르다

오디세우스는 동굴 안에 있던 거대한 올리브나무 몽둥이의 끝을 뾰족하게 깎아 불에 그슬려 단단하게 만들어 놓습니다. 저녁이 되어 폴리페모스가 돌아와 다시 부하 두 명을 잡아먹자, 오디세우스는 침착하게 가져온 독한 포도주를 그에게 권합니다. 난생처음 이런 진한 술을 맛본 폴리페모스는 만족스러워하며 더 달라고 요구하고, 답례로 손님에게 선물을 주겠다며 이름을 묻습니다. 이때 오디세우스는 그 유명한 거짓 이름을 댑니다 — "내 이름은 우티스('아무도 아닌 자'라는 뜻)입니다." 술에 잔뜩 취한 폴리페모스는 웃으며, 그렇다면 '아무도 아닌 자'를 가장 나중에 잡아먹어 주는 것이 선물이 되겠다고 말한 뒤 이내 곯아떨어집니다.

이 순간을 기다려온 오디세우스와 엄선한 부하 네 명은, 불 속에서 벌겋게 달군 몽둥이 끝을 폴리페모스의 하나뿐인 눈에 힘껏 찔러 넣고 비틀어 돌립니다. 거인은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며 동굴 밖 다른 키클롭스들을 소리쳐 부릅니다. 이웃 거인들이 무슨 일이냐고 묻자, 폴리페모스는 "우티스가 나를 속임수로 죽이려 한다!"라고 외칩니다. 그런데 그리스어에서 이 외침은 "아무도 나를 속임수로 죽이려 하지 않는다"는 말과 발음이 완전히 동일하게 들립니다. 이웃 거인들은 그렇다면 신이 내린 병일 뿐 침입자는 없다는 뜻으로 오해하고, 아버지 포세이돈에게나 기도하라는 말을 남긴 채 각자 돌아가 버립니다. 이 언어유희 하나로 오디세우스는 구조될 기회를 완전히 차단해 버린 셈입니다.

🐏 양 떼 밑에 매달려 — 탈출

다음 날 아침, 눈이 먼 폴리페모스는 양 떼를 내보내기 위해 바위를 치우면서도, 혹시 인간들이 양의 등을 타고 도망칠까 봐 한 마리씩 등을 손으로 더듬어 확인합니다. 오디세우스는 이를 예상하고 부하들을 숫양 세 마리씩 한 조로 묶어, 사람이 양들의 배 밑에 매달려 함께 이동하도록 지시합니다. 자신은 무리 중 가장 크고 튼튼한 숫양의 배 밑에 직접 매달립니다. 폴리페모스는 등만 더듬어 확인했기에 배 밑에 숨은 사람들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고, 심지어 유독 느리게 나가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숫양(오디세우스가 매달린 바로 그 양)에게 안쓰럽다는 말까지 건네는 아이러니한 장면이 연출됩니다. 이렇게 전원이 무사히 동굴을 빠져나와 배로 돌아가는 데 성공합니다.

⚠️ 치명적 실수 — 진짜 이름을 밝히다

배에 올라 안전하게 바다로 나선 오디세우스는, 부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폴리페모스를 향해 조롱 섞인 고함을 지르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습니다. 격분한 폴리페모스는 산봉우리만 한 바위를 뜯어 배를 향해 던지고, 하마터면 배가 그 파도에 휩쓸릴 뻔합니다. 그런데 오디세우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릅니다 — 자신의 진짜 이름과 고향까지 당당하게 밝혀버린 것입니다. "만약 누가 네 눈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묻거든, 라에르테스의 아들,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라고 전하라"고 외친 것입니다.

이 한마디가 모든 것을 바꿔놓습니다. 이름을 알게 된 폴리페모스는 아버지 포세이돈에게 구체적으로 저주를 빕니다 — 오디세우스가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게 하거나, 설령 돌아가더라도 아주 늦게, 모든 동료를 잃은 채, 남의 배를 얻어 타고, 집에서도 큰 곤경을 겪게 해달라는 기도였습니다. 놀랍게도 이 저주는 이후 오디세우스가 겪는 나머지 모든 여정 — 부하 전원을 잃는 것(14강), 뗏목 하나로 홀로 표류하는 것(5강에서 이미 확인한 바로 그 장면), 남의 배(파이아케스인들의 배)를 얻어 타는 것(15강), 집에서도 곧바로 편히 지내지 못하는 것(16강 이후)까지 — 놀랍도록 정확하게 실현됩니다.

⚠️ 흔히 오해하는 것들

이 장면에서 자주 하는 오해는, 오디세우스가 그저 자만심 때문에 무심코 이름을 밝혔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 문화에서 자신의 업적에 이름을 걸고 명예를 인정받는 것은 매우 중요한 가치였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오디세우스의 실수는 단순한 허영이 아니라, '명예를 향한 욕구'와 '생존을 위한 신중함' 사이에서 전자를 선택한 결과로 해석됩니다. 이는 그리스어로 히브리스(hybris, 오만)라 부르는 개념과 연결되는데, 아무리 지혜로운 영웅이라도 신 앞에서 자신을 과시하려는 순간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그리스 비극의 공통된 교훈을 오디세이아 역시 담고 있는 셈입니다.

🔍 심화 — '우티스' 트릭이 남긴 문학적 유산

'아무도 아닌 자'라는 이름으로 상대를 속이는 이 계략은 서양 문학과 언어유희의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사례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이름과 존재 자체를 부정하면서도 여전히 말하고 생각하는 주체로 남아 있다는 이 역설은, 이후 수많은 이야기꾼들이 변주해 온 서사 장치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이 일화는 '지혜(오디세우스의 트릭)'와 '오만(이름을 밝힌 실수)'이 한 인물 안에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오디세우스가 완벽한 영웅이 아니라 결함을 지닌 인간적인 인물로 그려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 핵심 요약

구분내용
계기환대의 선물을 기대하며 동굴에서 기다리다 갇힘, 부하 여럿이 잡아먹힘
계략독한 포도주로 취하게 한 뒤 '우티스(아무도 아닌 자)'라 속임
실행불에 달군 몽둥이로 눈을 찔러 실명시킴
탈출숫양의 배 밑에 매달려 동굴 밖으로 빠져나옴
치명적 실수배 위에서 진짜 이름을 밝혀 포세이돈의 표적이 됨
결과폴리페모스의 저주 → 이후 오디세우스가 겪는 모든 고난의 근본 원인

다음 강에서는 바람의 신 아이올로스가 순풍을 담아준 자루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타카가 눈앞에 보일 만큼 가까워졌던 귀향이, 부하들의 실수로 어떻게 다시 물거품이 되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 참고 자료

  • Homer, Odyssey Book 9 (Greek text with English translation) — Perseus Digital Library, Tufts University
  • Polyphemus — Encyclopædia Britannica
  • Hubris — Encyclopædia Britannica

관련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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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1.프롤로그 —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돌아오지 못한 영웅
  2. 2.텔레마코스의 결심 —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아들
  3. 3.필로스와 스파르타 — 네스토르와 메넬라오스를 찾아서
  4. 4.칼립소의 섬 — 7년의 유배
  5. 5.파도 위의 표류 — 포세이돈의 분노
  6. 6.나우시카 공주와의 만남 — 파이아케스인들의 나라
  7. 7.궁정의 이야기꾼 — 오디세우스, 자신의 이름을 밝히다
  8. 8.키코네스족과 로토파고이 — 잊음의 열매
  9. 9.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 — "아무도 아닌 자"
  10. 10.바람의 신 아이올로스 — 손안에 쥐었던 귀향
  11. 11.라이스트리곤과 키르케 — 마녀의 섬
  12. 12.저승으로의 여행 — 죽은 자들의 목소리
  13. 13.세이렌의 노래와 스킬라·카립디스
  14. 14.태양신의 소 — 마지막 선원들의 파멸
  15. 15.다시 이타카로 — 파이아케스인들의 배웅
  16. 16.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 — 거지꼴로 돌아온 왕
  17. 17.아버지와 아들의 재회 — 텔레마코스와의 만남
  18. 18.궁전의 거지 — 구혼자들 사이에서
  19. 19.페넬로페의 시험 — 활쏘기 대회
  20. 20.구혼자들의 심판과 재회 — 오디세이아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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